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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기타 장비들

일렉기타 장비> 디지텍 rp-1000 멀티이펙터, 10년간 사용 후기 ㅎ

10년동안 함께한 RP-1000 멀티 이펙터

라이브에서 사용할 멀티이펙터가 필요한 당신!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힐릭스나 프렉탈, 쿼드 코텍스등 좋은 것들 사시고

이펙터를 사야할 예산이 25~50만원 정도라면 

오래되긴 했지만 가격에 비해 성능이 상당히 뛰어난 RP-1000! 충분히 고려해 볼만하다. 


10년 전쯤 아는 동생이 라이브 때 rp-500을 가지고

멋진 사운드를 뽑아내는 것을 직접 눈과 귀로 목격하고

 

그럼 나는 그것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rp-1000을 사면 더 멋진 소리를 뽑아내겠지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으로 구매한 녀석이다.

역시나 구매를 하고 쳐보니...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나더라. ㅎㅎㅎ

이 녀석 자체는 멋진 녀석인데, 주인을 잘 못 만난 탓이었음.ㅋㅋㅋ

 

다시금 가슴에 새기는 한마디 '기타가 펜더면 뭐하냐~ 손이 펜더여야지.'

 

나는 성격 자체가 물건을 사면 계속 가져가는 스타일이다.(바꿈질이 귀찮아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장비도 잦은 바꿈질을 하기 보다는 하나를 사면 몇 년씩 가지고 가면서 꾸준하게 사용하게 되더라. 

 

이 녀석도 10년을 계속 가지고 사용하다보니 1년에 한 번씩은 이 녀석의 기능들을 이리저리 눌러보다가 포기했다가 눌러보다가 이상한 것도 발견하게 되었다가 하다가, 지금은 아주~아주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다.  

 


1~3년 사용> 아직 음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가난한 나에게 적당한 가격으로 많은 다양한 소리를 경험하게 해주었다. 

 

구매 초기에는 음악에 대해 배우는 시기였고, 나만의 사운드에 대한 정확한 스케치를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었기에 이 녀석이 나에게는 딱!이었다. 

디지텍 RP-1000

멀티이펙터가 그렇듯 적당한 가격(당시 신품가 80만정도 함) 적당한 앰프와 캐비넷 시뮬레이터가 탑재되어 있고, 그리고 말도 안 되게 많이 들어있는 이펙터들을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아래의 패널들을 보라. 초기에는 눈이 너무 어지러워서 저 영어 자체가 인식이 안되었는데

지금은 딱 눈에 보인다. ㅎ 역시 구관이 명관인가~~ 

 

직관적인 이펙터와 노브들


3~5년 사용> '드라이브 사운드는 진공관 소리가 좋다.' 카더라 소리에 익숙해져 가던 시절 

 

4CM의 가장 큰 특징을 가진 녀석이다

4CM의 뜻은 4센티미터가 아니라, 4개의 케이블을 가지고, 멀티이펙터에 엠프 헤드를 연결하여 엠프의 드라이브를 사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때도 나만의 소리를 정립하기보다는 실력을 쌓기에 여념이 없었고, 그래도 음악 생활을 계속하다 보니

들은 것들이 많아서 그것들을 따라 하는 시기였다.

 

이때의 카더라 통신의 이야기들은

멀티이펙터는 공간계는 좋은데, 드라이브는 모기 소리가 난다. 구리다.라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접했다.(보스 gt시리즈, 디지텍 rp 시리즈...)

그래서 할 수만 있다면 진공관 엠프 헤드를 쓰던지 아니면 꾹꾹이(스톰프 박스)를 사용하던지 해라. 는 이야기를 참 많이 접했다.  

 

- 이 녀석에게는 엠프헤드 스위칭과 이펙터도 함께 스위칭할 수 있는 두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놀랍다. 요즘 멀티이펙터에도 이 두 가지 기능을 가진 녀석은 아직 보지 못했다. 내가 다 사본 게 아니어서... 있을 수도 있겠지만 ㅎ) 

보통의 멀티 이펙터는 SEND, RETURN 단자까지만 있거나, 저가형은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녀석은 10년 전이었는데도 이런 기능들을 모두 다 가지고 있었다. 

 

 

이때쯤 6개월 정도 조필성 님에게 레슨을 받았었다. 그때 내가 처음 들었던 조필성 님의 기타 사운드는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여러분도 혹시나 기회가 된다면 레슨을 한번 받아보라. 그 집에 가보면 레슨 때 평소 사용하시던 사운드로 레슨을 해주시는데... 진짜 사운드가 미쳤다.라는 말밖에 안 나온다.)

 

그때 필성님이 프렉탈 FX2 XL+ 멀티이펙터에

샌드 리턴으로 BOGNER 엑스타시 RED 꾹꾹이를 사용하고 계셔서... 바로 따라 했다.

프렉탈을 살 돈은 없었기에, 엑스타시 RED를 사서 RP-1000에 연결하기로 했다. 바로 아래 사진이다.

RP-1000에 꾹꾹이들 연결한 사진/ 일명 멀꾹이!

RP-1000에 엑스타시 RED를 연결해서 가슴 설레며 쳐봤다. 놀라운 소리가 나더라. ㅋㅋㅋ

 

다시금 가슴에 새기는 한마디 '기타가 펜더면 뭐하냐~ 손이 펜더여야지.' 

  


6~10년 사용> 공연과 녹음들을 통해서 사운드를 망쳐가며, 점점 나만의 사운드가 정착되어져 가던 시기 

( 드라이브 질감의 차이를 조금씩 느끼며, 각종 모듈레이션, EQ, 리버브 등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아가던 시기)

이리저리 공연을 다니기 시작했고, 후배 녀석들과 함께 싱글 앨범도 3장 정도 발표했다. (지금 앨범 사운드 들어보면 죽을 것 같음.ㅋㅋ)

어떤 때는 소리에 실망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소리 좋은데하며 칭찬을 듣기도 하고 

멀티 이펙터를 이리 만졌다. 저리 만졌다. 하면서...나의 귀에도 듣기 좋고, 다른 사람들의 귀에도 듣기 좋은 나만의 사운드가 점점 정착되어져 갔다.

 

지금은 이 녀석의

와우, 컴프, 부스터, EQ, 모듈레이션, 딜레이, 리버브를 조정하며 내가 원하는 선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사운드를 바로 메이킹할 정도는 되었다. ( 아직도 100% 성능은 뽑아내지 못하는 듯...ㅎ)

물론 드라이브들은 멀티 말고 꾹꾹이들을 사용하면서 내가 원하는 질감들을 다양하게 찾아가고 있다. 

 

리버브와 딜레이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가면서 이 녀석이 또 엄청난 내공을 가진 걸 알게 되었다. 

그건 바로 리버브에 렉시콘 라이센스를 받아서 렉시콘의 이펙터를 장착한 것이다. 우워~~~~

리버브 하면 렉시콘 아닌가, 물론 장착된 가짓수가 몇 개 없지만... 이것들 하나하나가 상당히 아주~~ 들을 만하다. 

 

거기다 요즘 나오는 RP-1000들은 메이드인 차이나인데... 이 녀석은 무려 MADE IN USA 제품이다.

들리는 말로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과 미국에서 만들어진 게 차이가 있다고는 하는데 나는 안 들어봐서 모르겠지만 일단 USA 글자에서 벌써 심리적으로 좋은 사운드가 남을 느끼고 있다. 우헤헹~~~

리버브가 무려 렉시콘이다!!!!

 

- 라이브에 특화된 기능들 

라이브시 프리셋 5개와, 이펙터 5개+와우, 탭 템포, 스톰프 루프 ON, OFF 기능까지 동시에 조작이 가능하다. 이게 힐릭스나 헤드러쉬 등 고가의 큰 녀석들에서는 다 있는 기능이지만

이 가격( 2022년 4월 현재 중고 23만원, 신품 50만원 정도) 이런 기능들이 다 들어 있을 수 있는 건지... 놀랍다.

  

라이브의 최적화 세팅

 


10년의 사용후기를 마무리하며>

 

요즘은 힐릭스, 쿼드 코텍스... 등 정말 다양하고 좋은 고가의 멀티이펙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나는 아직 RP-1000이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돈이 있다면 힐릭스나 쿼드 코텍스를 사서 사용하고 싶지만...

 

어떤 이펙터든 충분히 성능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다양하게 만져 봐야 되는 것 같다. 너무 빠른 바꿈질은 그 기계의 장점들을 다 알지 못한 체, 또 다른 기계를 사서 적응을 해야 하니 시간적, 물질적 낭비가 연속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공연들이 없어서 이 녀석을 잘 닦아서 모셔 두고 있다. 

집에서는 책상 위에 헤드러쉬 긱보드를 올려 놓고, 꾹꾹이들을 연결해서 녹음도 하면서 간편하게 사용하고 있다. 

( 헤드러쉬 긱보드는 화면이 커서 시안성이 좋고, 터치패드 기능이 되어서 허리를 숙이지 않고, 손가락만 슉슉~~하면 다양한 세팅이 바로 되니 굉장히 편하다.) 

 

코로나가 다시 잠잠해지면 라이브 때는 RP-1000을 다시 꺼내서 꾹꾹이들과 연결해서 사용할 예정이다.

그리고 쿼드 코텍스가 좋다는 말에... 사실 총알을 모아 두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물건도 없거니와 나중에 신품이 270만원 정도 한다고 하니.... 하~~살수나 있으려나ㅎㅎㅎㅎㅎ 

RP-1000은 중고 물건이 거의 없긴 하지만, 뮬에서 가끔 나오는데 25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는 것 같다.

쿼드 코텍스의 1/10 가격이다. ㅎㅎㅎㅎ 

 

RP-1000 신품은 10년 전에는 80만원 정도 했는데, 지금은 50만원 정도에 팔더라. 

(지금도 RP-1000이 신품으로 나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ㅎ)

 

돈이 어느 정도 있다면 RP-1000을 사라고 절대 권하지는 않겠지만(요즘 좋은 게 얼마나 많은데ㅎ)

정말 돈이 없다면 RP-1000도 한번 고려는 해보라고 이야기는 꺼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멀티이펙터는 한번 샀으면 꼭~~ 오랜 시간 꾸준히 사용해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요즘은

미천하지만 손가락도 아주 조금 돌아가고, 소리에 대해서도 나름 알게되니

이런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손이 펜더면 뭐하냐, 기타가 펜더여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